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최호영2

제작노트 오랜 시간 다큐멘터리를 편집해오면서, 다들 진로 준비를 하고 앞으로 나아가는데 혼자 뒤쳐져서 나아가지 못하는 건 아닐까 불안했습니다. 내가 너무 미련을 못 버리고 이미 어쩔 수 없이 끝나버린 일에 매달리고 있는 건 아닌가 하고요. 그런 저를 잡아주었던 생각이 있습니다. 앞으로 나아가며 지금 내게 주어진 삶을 성실히 살아가는 것도 중요하지만, 지나간 시간을 계속해서 돌아보고 반추하면서 그 시간 속에서 우리에게 다가왔던 이야기를, 의미들을 발견해서 이야기로 해내는 일도 못지않게 중요한 일이라고요. 촬영이 끝나고 ‘아무래도 망한 것 같다’고 생각했을 때, ‘망했다’는 비관이고 ‘그래도 잘했다’는 낙관이고, 내가 할 수 있고 해야 하는건 ‘그래도 해 보자.’ 일 거라고. 그렇게 생각하게 된 데에는 다큐멘터리를 .. 2024. 2. 8.
7/26 광화문_최호영 팽목항에서 올라오는 길에 4.16연대 자원활동가 카톡방이 울렸다. 서울시에서 광화문 기억공간 강제 철거를 위해 인력을 보냈다는(관련 발표를 한다며 모이게 해 놓고는, 뒤로는 광화문으로 트럭을 보냈다.) 연락이었다. 아무래도 각별한곳이었다. 처음 행동을 시작한 곳이자, 수많은사람들을 만나고 또 배웠던 곳. 나의 사춘기가 서려 있는 공간이었다.그런데도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없었다. 돌아가며 피켓팅도 하고, 청와대 청원도 했는데. 7월 26일이 서울시가 고지한 철거시한이라는 이야길 듣고, 가방을 챙겨 서울로 갔다. 무슨 일이 안 생기기를 바라는 마음으로. 엄마 아빠한텐 그렇게이야기했다. “무슨 일이 생기면 나는 정말 너무힘들 거 같아. 못 참을 거 같아.” 무슨 일이 생기면 연락하라셨다.밤 9시에, 그렇게 .. 2022. 2. 9.